"미국서 '최가네 김치'가 김치 대명사가 되도록 하겠다"
"미국서 '최가네 김치'가 김치 대명사가 되도록 하겠다"
  • 왕길환
  • 승인 2022.11.16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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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기반, 미국 전역에 김치 판매하는 최종숙씨
공동창업자 아들 괴한 피습으로 잃은 슬픔 극복…"아들 몫까지 할 것"

 

"미국서 '최가네 김치'가 김치 대명사가 되도록 하겠다"

포틀랜드 기반, 미국 전역에 김치 판매하는 최종숙씨

공동창업자 아들 괴한 피습으로 잃은 슬픔 극복…"아들 몫까지 할 것"

 

 

'최가네 김치' 최종숙씨
[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에서 '최가네 김치'(Choi's Kimchi)가 김치의 대명사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뛸 것입니다."

미국 포틀랜드주를 기반으로 오리건주 등 미국 각지에 김치를 유통하는 '최가네 김치' 창업자 최종숙(67) 씨의 포부다.

최 씨는 2011년 오리건대를 졸업한 아들 매슈 최와 함께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를 포틀랜드 파머스 마켓에 판매하면서 '최가네 김치'를 시작했다.

최 씨 모자가 만든 김치는 포틀랜드 전역 식당이나 식료품점 진열대에 오르며 현지 주요식품으로 자리 잡았고, 지금은 미국 전역 100여 개 매장에 납품될 정도로 성장했다.

청경채 김치, 깍두기, 백김치, 양배추김치, 매운 배추김치 등 6종류의 김치는 아마존에서도 판매된다. 백김치는 2016년 미국 '굿 푸드 어워즈'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최 씨는 그러나 2020년 10월 25일 공동창업자인 아들 매슈(당시 33세)가 아파트에 침입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는 끔찍한 일을 겪었다. 현지 언론들은 이 사건을 크게 다뤘다.

일간지 오리거니언은 2020년 연말 '올해 세상을 떠난 히어로'에 매슈를 선정해 소개하기도 했다.

최씨는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을 잃은 슬픔에 한동안 사업에 전념하지 못했지만 범인이 무기징역형을 받는 걸 보고 다시 기운을 내서 사업에 열중하기로 했다"며 "곁에 없는 아들 몫까지 더해 두 배로 뛰겠다"고 말했다.

 

김치를 담근 뒤 병에 담고 포즈를 취한 최종숙 창업자
[출처:최가네 김치 홈페이지]

 

43년 전 미국에 이민한 '서울 토박이' 최 씨는 김치 사업 확장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국내 김치 생산 공장 등을 돌아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K-드라마와 영화 등의 인기에 힘입어 김치가 더욱 알려지면서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버지니아주 등 6개주에서 '김치의 날'(11월 22일)을 선포했다. 김치는 건강한 발효음식으로 소개된다.

최 씨는 "미국 연방의회에서도 '김치의 날'이 선포된다면 김치 판매가 날개를 달 것"이라면서 "미국 젊은이들의 입맛을 공략하는 김치도 생산해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최가네 김치는 현재 월평균 40만 달러(약 5억2천62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처음에는 젓갈을 사용했지만, 미국 젊은이들이 냄새에 민감해 지금은 젓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더 시원하고 맛있다"고 그는 자랑했다.

포클랜드의 유명잡지 'KINFOLK'와 영국 BBC 방송 등에도 최가네 김치가 소개됐다고 한다.

이에 힘입어 2년 전 쉐이크쉑(shake shack) 버거에 들어가는 김치를 납품했다가 공급 물량이 달려 지속하지는 못했으나, 내년부터 다시 제공하기로 했다.

그는 "김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자동화 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전망했다.

김치 판매와 함께 간간이 고추장과 양념 소스를 만들어 마켓에 내놨던 그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한식을 판매할 계획도 세웠다.

잡채, 불고기, 떡볶이 등을 만들어 마켓에 납품할 예정이다.

그는 처음 사업 발판이 됐던 파머스 마켓에 애정이 많다. 세상을 떠난 아들도 그 시장에 애착이 컸던 만큼 앞으로 어려운 농부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아들이 피습된 이후 주변에서 모금 운동을 펼쳤고, 5만 달러(약 6천500만 원)가 모였다.

최씨는 이 기금을 종잣돈으로 '매슈최 파운데이션'을 설립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이 재단에 수익금의 일부를 기금으로 낸다.

기금은 어려운 농부와 젊은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는 데 쓸 예정이다.

최 씨는 "아들을 가슴에 묻고 잠시 주춤했지만, 이제 더 열심히 미국에 김치를 알리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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