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름 딴 첫 美연방건물 '도산 안창호 우체국' 살려내자"
"한인 이름 딴 첫 美연방건물 '도산 안창호 우체국' 살려내자"
  • 왕길환
  • 승인 2022.08.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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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철거로 사라져…LA 한인들, 다른 우체국 명명 추진

"한인 이름 딴 첫 美연방건물 '도산 안창호 우체국' 살려내자"

건물 철거로 사라져…LA 한인들, 다른 우체국 명명 추진

안창호 선생의 딸 고 안수산 여사와 그의 아들 필립 안 커디. 안창호 우체국 앞.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 연방정부가 소유한 건물에 한국인 이름을 딴 첫 사례인 '도산 안창호 우체국'(Dosan Ahn Chang Ho Station)을 살려내자는 움직임이 현지 한인사회에서 활발하다.

LA 한인타운 6가에 있던 이 우체국은 원래 '샌포드 우체국'이었지만, 미 연방정부가 한국계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기념하기 위해 2004년 6월 독립운동가 안창호(1878∼1938년) 선생의 이름을 따 '도산 안창호 우체국'으로 명명했다.

하지만 최근 이 우체국이 철거되는 바람에 18년 만에 건물도 이름도 사라졌다. 우체국 업무는 지난 2월 중단됐다. 연방 우정국이 임대해 사용하던 이 건물은 현재 주상복합빌딩으로 개발되고 있다.

우정국은 특정 위치의 우체국이 사라지면 부여됐던 이름도 같이 사라지며, '도산 안창호 우체국' 역시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LA 한인회(회장 제임스 안)와 화랑청소년재단(총재 박윤숙),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관장 송정호) 등 한인 단체들은 안창호 선생의 이름을 부활하기 위해 다시 힘을 모으고 있다.

박윤숙 총재는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름을 다시 회복하려면 LA 한인타운에 있는 다른 우체국을 찾아 이름을 부여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이미 있었던 이름의 우체국이라 한인들의 서명과 캠페인을 전개하면 이름을 찾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대안 우체국을 LA 한인타운 내에서 찾는 게 급선무다. 그 다음 적격 여부와 가능성 등을 타진해 한인 단체가 총력을 기울여 로비전을 펼쳐야 한다.

재명명을 위해서는 관할 지역 연방 하원의원이 특정 위치의 우체국에 '도산 안창호'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법안을 다시 발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인 단체 인사들은 최근 2∼3곳의 우체국을 물색하고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이다.

한인타운 2가와 3가 사이에 있는 우체국을 염두에 두고 지역구 의원을 만날 계획이었지만, 이미 흑인 커뮤니티가 흑인사회 지도자 이름을 붙이기 위해 뛰고 있어 영구적으로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다른 지역을 찾고 있다.

박 총재는 "자칫 한-흑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는 사안이어서 다른 곳을 찾고 있는데, 만만치는 않은 상황"이라며 "다른 우체국이 정해지면 지역구 하원의원, 시의원, LA 카운티 슈퍼바이저 등을 대상으로 로비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한인들은 지난 2003년 다이앤 왓슨 연방 하원의원을 찾아가 한인사회의 의견을 전달했고, 그는 '도산 안창호 우체국' 결의안(HR 1822)을 발의했다. 2004년 4월 하원, 6월 상원에서 각각 통과돼 2004년 6월 연방법(108-239)으로 확정됐다.

2004년 '도산 안창호 우체국' 간판을 달 때 장면
[출처: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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