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첫 뉴욕 시의원 린다 이 "한인 위상 높이는 역할 하겠다"
한인 첫 뉴욕 시의원 린다 이 "한인 위상 높이는 역할 하겠다"
  • 왕길환
  • 승인 2022.08.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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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라티노·아시안 코커스' 부의장도 맡아…500만 유색인종 권리 옹호
세계한인정치인포럼 참가차 방한…차세대에 "본인 정체성 잊지말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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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첫 미 뉴욕시의원 린다 이
[왕길환 촬영]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뉴욕시의회에 입성했어요. 이로써 뉴욕시의회에서 한인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것을 위해 일할 것입니다."

한인 첫 뉴욕 시의원인 린다 이(한국명 이해정) 씨의 포부다. 그는 베이사이드를 포함해 퀸스 동부를 아우르는 23선거구에서 최초의 아시아계 시의원(민주당)이다.

뉴욕에서 태어나 자란 한인 2세인 그는 16∼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호텔에서 재외동포재단 후원으로 열리는 '제8차 세계한인정치인포럼'에 참가했다.

이 의원은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의회 진출 효과에 대해 "실제로 뉴욕시의회에서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한인 커뮤니티를 지원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도 훨씬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K-팝, K-드라마 등 'K-컬처'의 영향도 많이 있다"며 "시의회에서 일하는 것이 활기차고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20년 만에 모국을 찾은 이 시의원은 "외국인이 더 많아진 것이 달라진 모습"이라며 "한국이 눈부시게 발전해 가슴 벅차고, 고맙다"고 했다.

'스톱 아시안 헤이트' 집회에 나간 린다 이 뉴욕 시의원(오른쪽 두 번째)
[린디 이 제공]

1975년 미국에 이민한 이종범·정계순 씨 사이에서 차녀로 태어난 그는 지난해 치러진 뉴욕 시의원 선거에서 6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현재 시의회 36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정신건강·발달장애 및 중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9명의 위원으로 이뤄진 이 위원회는 뉴욕시 보건 및 정신위생국, 시장실 산하 장애인 지원국 등 정신건강과 발달장애, 중독 서비스와 관련된 부서를 관리 감독한다.

그는 시의회에서 '흑인·라티노·아시안 코커스(BLAC)' 공동 부의장으로도 활동한다. BLAC의 집행위원회에 뽑힌 첫 번째 한인이다.

이 의원은 "BLAC는 시의회 내 입법, 예산 배정·감독 능력을 활용해 뉴욕시 500만 유색인종의 권리를 옹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2021~2022 회계연도에는 1천630만 달러(약 214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그는 시의회 퀸즈 대표단 공동 의장으로도 활동한다. 시의회가 예산안을 확정하기 전까지 협상 과정에 참여한다. 뉴욕시의 2022년 회계연도 예산안 협상 당시 퀸즈 대표단은 54만 달러를 확보해 퀸즈 지역에 분배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시의회에 한인 정치인이 없었기에 한인 사회는 예산 배정부터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었다"며 "이제는 한인 시의원이 봉사하고 있어 예산을 타내는데 조금은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너드 칼리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2년간 뉴욕한인봉사센터(KCS)를 맡아 이끌었고, 뉴욕시 시민참여위원회 위원, 커뮤니티 보드(주민대표 조직) 멤버로도 활약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KCS를 이끌면서 교육, 노인복지, 의료, 이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인사회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15년 뉴욕주 인가를 받아 처음으로 한국계 미국인 커뮤니티를 위한 정신병원을 설립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인 정치인들의 정치력 신장을 위한 도전'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러한 자신의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아시안 차별이 심화한 것을 계기로 이를 막아보기 위해 시의원에 출마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 의원은 "현재 인종차별 범죄 피해자가 됐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지원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그는 "주어진 일과 경험에 집중하고 그것에 따라 어떤 일을 하는지 보고 싶다. 지금은 여기(시의원)까지"라면서 "조금 더 일하면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진출을 꿈꾸는 한국 청년과 차세대들에게 "왜 이 길을 가는지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부르면 배고플 때를 잊어버리기에 본인의 정체성도 잊지 않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린다 이 뉴욕 시의원(가운데)의 선거운동 당시 주민들과 함께 기념 촬영 장면
[린다 이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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