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총리 "윤 당선인, 미·일 중시해 中·北 자극할 것"
이낙연 전 총리 "윤 당선인, 미·일 중시해 中·北 자극할 것"
  • 왕길환
  • 승인 2022.03.29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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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옥타 '제23차 세계대표자대회' 기조 강연서 밝혀
"사드 추가 배치·쿼드 가입, 한중 관계에 부담…한미동맹도 걱정해야 할 부분"
"월드옥타 회원은 새길을 찾는 탐험가…한국 무역史에 가장 중요한 부분"

이낙연 전 총리 "윤 당선인, 미·일 중시해 中·北 자극할 것"

월드옥타 '제23차 세계대표자대회' 기조 강연서 밝혀

"사드 추가 배치·쿼드 가입, 한중 관계에 부담…한미동맹도 걱정해야 할 부분"

"월드옥타 회원은 새길을 찾는 탐험가…한국 무역史에 가장 중요한 부분"

'제23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서

기조강연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왕길환 촬영]

(화성=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9일 "윤석열 당선인은 대외정책에서 미국과 일본을 중시하고 있기에 중국과 북한을 자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경기 화성시 신텍스에서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화성시, 연합뉴스가 공동 주최한 '제23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 기조 강연에서 "정권 교체가 5년 만에 이뤄졌고, 많은 것이 변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비롯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가입 문제, 북한이 도발할 경우 선제타격하는 문제 등을 예로 들면서 "이를 중국이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미국과 중국이 갈수록 예민해져 가는데 그 사이 한국은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 걱정된다"고 했다.

특히 "사드 추가 배치가 이뤄진다면 한중 관계에 부담이 생기고, 그것에 대한 대응이 경제 분야에서 나타난다면 상당히 우려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당선인은 '경제 안보'가 중요하다며 한미동맹 이야기를 꺼내는데, 이것도 걱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에서는 기업들이 많이 편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반면에 노동자는 불편해질 가능성이 있고, 노사관계도 안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52시간, 비정규직 문제 등에 당선인은 "유연하게 하겠다", "개선할 여지가 있다"라며 기업친화적으로 가는데, 여기에는 좋은 점도 있지만 과제가 따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윤 당선인의 '원전 회귀'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전 총리는 "원전 회귀에 따라 재생에너지 전환이 지체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확충, 탄소중립 의무가 더 늦어지면 우리의 숙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6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인수위원회 규탄 시위도 예민하게 보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경찰 추산 200여 명이 참가했다는 것은 아직 취임이 40일 이상 남아 있다는 점에서 우려할만하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국내 사정이 무역하는 월드옥타 회원 여러분께 부담을 드릴까 봐 걱정이 된다"고 했다.

'제23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서 기조강연하는 이낙연 전 총리
[왕길환 촬영]

이 전 총리는 월드옥타 회원을 새로운 길을 만들거나 찾는 탐험가에 비유하면서 "월드옥타는 한국 탐험가들의 모임이고, 한국 무역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1946년 한국이 수출을 처음 시작했고, 그해 가장 많은 수출품이 오징어였다고 상기시킨 후 "우리의 수출은 오징어에서 시작해 '오징어 게임'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방, 철광석, 섬유, 봉제, 철강, 자동차, 반도체, 바이오, 전기차·수소차 배터리. 화장품. '오징어게임' 등 문화콘텐츠 등을 수출하는데 이것이 대한민국 무역의 역사이고, 그 주역이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드옥타 회원 여러분 헌신에 힘입어 한국은 커졌다"고 했다. 경제규모 세계 10위, 무역 세계 8위, 1인당 국민소득 3만5천 달러에 이어 G7 국가 중 하나인 이탈리아를 제쳤으며, 2018년 구매력 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고, 제조업 경쟁력 3위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 세계 16위 평가, 국제개발협력(ODA) 예산 세계 15위, 국제특허출원 세계 4위는 자랑스러워할 지표라고 강조했다.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로 재직했다"고 말한 그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113개국의 신용등급이 모두 하락했지만, 우리나라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Aa2'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행 예정인 미국 달러화 및 유로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Aa2'를 부여했는데, 이는 10개 투자등급 가운데 상위 세 번째 등급이라고 부연했다.

이 전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아직 충격이 우리 밥상까지 오지 않았지만, 곧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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