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코로나로 힘든 아동 위해 함께 달려요"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코로나로 힘든 아동 위해 함께 달려요"
  • 이상서
  • 승인 2020.10.23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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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비대면 국제 어린이 마라톤 대회 23일부터 25일까지 열려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코로나로 힘든 아동 위해 함께 달려요"

첫 비대면 국제 어린이 마라톤 대회 23일부터 25일까지 열려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상대방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스포츠도 아니고요. 특별한 기술도, 장비도 필요한 종목도 아니죠. 남녀노소 누구나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평화로운 운동이기도 하죠."

23∼25일 열릴 '제10회 국제 어린이 마라톤 대회'를 주도적으로 준비한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오준(65) 이사장이 꼽은 달리기의 매력이다.

오 이사장과 마라톤의 인연은 깊다. 2018년 7월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수장에 취임해 처음 치른 행사도 그해 9월 열린 제8회 국제 어린이 마라톤 대회다.

외교부 국제기구정책관으로 일하던 2003년에는 직장내 달리기 동호회를 만들고 초대 회장도 지냈다.

오준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이사장
지난해 5월 열린 국제 어린이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오준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이사장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제공]

오 이사장은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속에서도 아동 구호 활동은 이어져야 한다"며 "외면하고 넘어간다면 지구촌에 미칠 악영향은 더 커질 거라 봤기 때문에 이를 되새기고자 온라인으로 전환해 대회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달리기 정말 좋아합니다. 답답할 때면 집 주변에 있는 한강공원에 가서 힘껏 달리고 난 뒤 상쾌함과 후련함을 느낄 수 있어요. 21㎞ 거리인 하프 마라톤을 종종 완주했고, 풀코스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30㎞ 지점에서 실패했어요. 그래도 언젠가는 완주하고 말겠다는 각오입니다."

그는 "순발력이나 완력이 특출나지 않더라도, 부담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운동이 달리기"라며 "여든 살이 넘은 나이에 도전해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는 이들이 나오는 것만 봐도 증명이 되지 않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뛰는 내내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반성하는 마음을 품는다"며 "결승점을 통과한 뒤에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리라 다짐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어린이마라톤 사전개막식 개최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어린이마라톤 사전개막식 개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열린 '2020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어린이마라톤' 사전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3일부터 열리는 이번 대회는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취지로 '런택트'(Run+untact) 방식으로 열린다. 런택트 마라톤은 각자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사람과 함께 뛴 후 온라인으로 개별 인증하는 방식이다. 2020.10.7 scape@yna.co.kr

세이브더칠드런이 아동 구호 활동의 하나로 10년째 마라톤 대회를 이어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달리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 아동을 구할 수 있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비대면으로 처음 열리는 이번 대회는 가족 구성원이 함께 달리면서 어려운 국가의 아동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와 경험을 주고자 마련됐다.

행사 참가자는 대회 공식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1㎞를 움직일 때마다 발송된 휴대전화 알림을 이용해 저체온증과 교육소외, 영양실조, 말라리아 등을 주제로 체험 미션을 수행한다.

"올해는 숨 고르기를 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비상 상황일수록 아동 보호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아동이 겪는 고통이 정말 심각했기 때문이죠. 전쟁과 질병, 자연재해 등 재난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언제나 어린이였으니까요."

7월 세이브더칠드런 조사에 따르면 국가 예산이 방역으로 몰리며 1천만명에 이르는 지구촌 아동이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3월 이후 캄보디아·소말리아·부르키나파소 등 주요 빈민국의 아동 학대 신고 비율은 이전의 곱절에 육박하는 17%로 급증했다.

"교육은 다른 분야와 달리 '올해 못하면 내년에 하면 된다'는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배워야 할 때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사회에 나간다면 올바른 사고방식을 갖고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까요?"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어린이마라톤 사전개막식 개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열린 '2020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어린이마라톤' 사전 개막식에서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왼쪽부터), 아동대표 조아현,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 아동대표 조희윤, 김진형 연합뉴스 상무,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총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3일부터 열리는 이번 대회는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취지로 '런택트'(Run+untact) 방식으로 열린다. 런택트 마라톤은 각자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사람과 함께 뛴 후 온라인으로 개별 인증하는 방식이다. 2020.10.7 scape@yna.co.kr

오 이사장은 "지금 방역에 집중할 시기는 맞지만 코로나19 이후도 고민해 보자"며 "이번 마라톤 대회가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아이들을 돕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선착순으로 1만1천명을 모집한 이번 대회는 참가자 신청을 받은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완판'에 성공했다.

오 이사장은 "이토록 호응이 뜨거울 줄 알았더라면 '더 많은 인원을 모집할 걸' 하는 후회도 든다"며 "다음에는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참여한 모든 분이 선한 마음씨의 소유자라 믿는다"며 "그에 걸맞게 참가비 역시 구호 활동에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제 어린이 마라톤 대회는 세이브더칠드런과 연합뉴스, 전주시, 대구광역시, 부산광역시가 공동 주최하고, 육육걸즈와 연합뉴스TV, 전주일보, 대구MBC, 대전MBC, 부산MBC, 전주MBC,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행사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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