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30대 한인 사업가 "한류 부는 쿠웨이트, 기회의 땅"
중동 30대 한인 사업가 "한류 부는 쿠웨이트, 기회의 땅"
  • 왕길환
  • 승인 2020.02.27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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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유통 '싱가리아' 박문수 대표, 라면 판매 등 100억 매출

중동 30대 한인 사업가 "한류 부는 쿠웨이트, 기회의 땅"

K-푸드 유통 '싱가리아' 박문수 대표, 라면 판매 등 100억 매출

쿠웨이트 싱가리아 박문수 대표
[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세계시장만큼 넓고 공정한 무대는 없습니다"

쿠웨이트에서 아시아 식품 수입·판매를 하는 박문수(38) 싱가리아 대표는 한국 청년들에게 "밖으로 뛰쳐나와 기회를 잡으라"며 이 같이 말했다. '싱가리아'는 싱가포르와 코리아의 합성어이다. 첫 파트너가 싱가포르 사업가이다.

박 대표는 26일 연합뉴스와의 국제 통화에서 "특히 한류열풍이 부는 쿠웨이트는 훌륭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며 "현재 쿠웨이트에서는 한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곧 중동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공격적 경영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용산과 같이 전자 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식당과 식료품점이 함께 있는 '싱가리아' 2호점을 냈다. 4개월 만에 현지 대형 쇼핑몰 내 3호점을 오픈하려 했지만 미국과 이란 사태 악화로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국 드라마와 K-팝이 쿠웨이트에 상륙했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 음식을 찾는 현지인들이 늘어났고, 특히 불닭볶음면, 신라면 등 라면이 인기를 끄는 것에 주목했다. 한국의 관련 회사와 접촉해 쿠웨이트 판권을 획득했고, 라면을 공급했다.

"작년 40피트 컨테이너 25개를 팔았어요. 대부분 쿠웨이트 현지인이 샀습니다.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됐죠. 그동안 쿠웨이트 하면 건설을 떠올렸는데, 이젠 K-푸드 이미지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박 대표는 최근 쿠웨이트에 불고 있는 '제2의 건설 붐'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건설 관련 기업들은 대부분 진출해 있는 상황.

그는 척박한 사막 땅에 고향의 음식을 접할 수 있도록 건설업계 진출 근로자들과 소통하고, 쿠웨이트의 어려운 수출입 통관에 맞춰 한국과 아시아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다.

그의 이 같은 자신감은 '쿠웨이트 토박이'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인천에서 출생한 그는 3개월 만에 부모와 함께 쿠웨이트에 이주했다. 군 복무와 미국에서의 대학 생활을 제외하고는 줄곧 쿠웨이트에서 살았다.

부친은 1980년대 중동의 건설 붐 당시 한국의 식품을 수입해 판매했다. 말하자면 박 대표는 가업을 이어받은 것이다. 다만 박 대표는 그때와 달리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 B2C(기업과 소비자간 전자상거래)로 시장을 확대했다.

박 대표는 '싱가리아'를 운영하며 연간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쿠웨이트에는 세금이 없기에 사업환경이 좋다고 소개한다. 생각보다 안전하고, 편리해 두바이나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같은 나라라고 알려줬다.

그러나 쿠웨이트의 문화를 모르면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외국인 가운데 한국인은 A클래스에 속해 유리하긴 하지만 문화와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류를 앞세워 뷰티나 화장품을 들고 무작정 뛰어드는 사례가 있는데, 이는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쿠웨이트는 이슬람 교리에 따른 보수적인 문화를 가진 국가로, 여성의 의상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화장품도 사막 기후에 따라 중동용으로 개발하지 않은 한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상품이나 파생상품, 서비스업 등에 진출하면 안정적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인맥 구축을 위해 2013년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차세대 무역스쿨 교육을 수료했다. 월드옥타는 세계 68개국 141개 도시에 지회를 둔 최대규모 재외동포 경제단체로, 정회원 7천600여 명에 달한다.

그는 현재 월드옥타 중동지역 차세대 대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박 대표는 "쿠웨이트는 한국보다 아주 느리다. 서비스나 콘텐츠들이 아직 없는 게 많기에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월드옥타 차세대들과 포즈를 취한 박문수 대표(앞줄 가운데)
[본인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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