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앞둔 대만 차이잉원, 천수이볜 前총통 사면 검토…야권 반발
퇴임앞둔 대만 차이잉원, 천수이볜 前총통 사면 검토…야권 반발
  • 김철문
  • 승인 2024.05.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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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앞둔 대만 차이잉원, 천수이볜 前총통 사면 검토…야권 반발

천수이볜 전 대만 총통 내외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퇴임을 앞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부패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천수이볜 전 총통을 사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야권이 반발하는 등 현지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소식통을 인용, 차이 총통이 오는 20일 퇴임 이전에 같은 집권 민진당 출신인 천 전 총통을 특별사면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당정 관계자들이 토지 구매 비리 등 4개 사건으로 20년 형을 받은 천 전 총통의 형 집행 면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소식통은 총통부(대통령실 격)가 헌법에 따라 특별 사면을 실시한 후 사면법에 따라 형 집행을 면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국은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천 전 총통에게서 몰수한 기존 3억대만달러(약 126억원) 외에 8억대만달러(약 336억원)를 더 몰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진당 우쓰야오 간사장은 총통의 권한을 존중한다며 사면 찬성 의사를 밝혔다.

다른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들도 천 전 총통이 무리하게 기소됐다며 특사로 사회적 분열이라는 상처를 치유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권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제1야당인 국민당의 훙멍카이 입법원 서기장은 지난 8년간 천 전 총통에 대해 특사하지 않던 차이 총통이 임기 말에 관련 권한 행사를 하려는 것에는 다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른 국민당 입법위원들은 "천 전 총통은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며 불법 소득 11억대만달러(약 462억원)는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이 돈의 국고 귀속으로 모든 사건을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제2야당인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는 차이 총통이 이같은 중대한 사건에 대해 직접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총통부 등으로부터 '명확한 소식'을 받지는 못했으며 특사 관련 업무는 계속 처리하고 있다며 원칙적인 입장을 전했다.

당사자인 천 전 총통은 전날 당국의 사면 추진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천 전 총통은 재임 기간(2000∼2008년) 특별기금 315만달러(약 42억원) 유용, 최소 900만달러(약 122억원) 규모의 뇌물 수수 및 자금 세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그는 5년간 복역한 뒤 2015년 치료를 위한 목적으로 가석방됐다.

천 전 총통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의 반중 태도 때문에 친중 성향의 마잉주 국민당 정부에 의해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해 왔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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