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형사재판서 변호사와의 '입막음 돈' 논의 통화녹음 공개
트럼프 형사재판서 변호사와의 '입막음 돈' 논의 통화녹음 공개
  • 이지헌
  • 승인 2024.05.03 0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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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직접 연관된 성추문 의혹 아닌 별개 불륜 의혹 관련 통화
NYT "트럼프, 폭로 시도 입막음 협상에 관여한 정황 담겨"

트럼프 형사재판서 변호사와의 '입막음 돈' 논의 통화녹음 공개

재판 직접 연관된 성추문 의혹 아닌 별개 불륜 의혹 관련 통화

NYT "트럼프, 폭로 시도 입막음 협상에 관여한 정황 담겨"

피고인석에 앉은 트럼프 전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형사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과 다른 사건과 관련해 '입막음 돈' 지급을 논의한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이 공개됐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형사재판에서 검찰은 2016년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불륜 의혹 폭로 시도와 관련해 개인 변호사 코언과 입막음 돈 지급을 논의한 정황이 들어있는 녹음파일을 배심원단에 들려줬다.

해당 대화는 이번 사건의 공소사실과는 별개 사건인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배우 캐런 맥두걸의 폭로 시도와 관련해 이뤄졌다.

맥두걸은 이번 사건 공소사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입막음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는 다른 인물이다.

검찰은 맥두걸이 지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한때 불륜관계였다는 의혹을 폭로하려 하자, 타블로이드신문 내셔널인콰이어러가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지급하고 독점 보도 권리를 사들인 뒤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해당 통화 녹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맥두걸의 폭로 시도와 관련해 코언과 입막음 돈 지급을 논의했고, 특히 해당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를 물었다고 NYT는 전했다.

또 배심원들은 해당 녹음을 통해 코언이 입막음 돈 지급 협상에 관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협상에 관여했는지를 명확히 들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통화 녹음이 재생되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고인석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해당 녹음 파일의 존재와 내용은 지난 2018년 7월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검찰이 대니얼스에 대한 돈 지급 의혹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맥두걸 사건의 통화녹음을 공개한 것은 이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 혐의 사실을 유죄로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전제를 구성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선거에 불리한 정보를 사들인 뒤 대중에 알려지지 않도록 묻어버리는 수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해왔다는 점을 부각, 이번 사건이 단순한 회계장부 조작 사건이 아니라 불법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고안된 중범죄임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코언을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며 34개 혐의를 적용해 지난해 3월 형사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은 코언에게 법률자문비용을 지급한 것이라면서 '입막음 돈 지급'에 대해선 모른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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