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엔저에 일본 신흥국 취약성 드러내…반면교사될 듯"
"기록적 엔저에 일본 신흥국 취약성 드러내…반면교사될 듯"
  • 임상수
  • 승인 2024.05.0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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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아시아 비즈니스 담당 에디터 칼럼

"기록적 엔저에 일본 신흥국 취약성 드러내…반면교사될 듯"

FT 아시아 비즈니스 담당 에디터 칼럼

일본 도쿄 도심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일본이 최근 기록적인 엔저로 신흥국과 같은 취약성을 드러내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일본은 현재 수십 년에 걸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임금 정체 등에서 벗어나려는 역사적인 순간에 있는 만큼, 이 같은 대내외 우려를 유용하게 활용하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레오 루이스 아시아 비즈니스 담당 에디터는 2일 '신흥국가 지위로 밀려나는 것을 우려하는 일본'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일본이 지난 1월부터 지속된 엔화 약세로 인한 통화위기를 겪으면서 신흥국과 같은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주장이 일각서 제기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면서 일본 정부가 350억 달러(약 48조1천억 원)를 동원해 시장 개입에 나섰다.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구 전략회의'는 지난달 24일 2050년까지 일본의 출산 중심 연령인 20∼39세 여성 인구가 2020년 대비 절반으로 줄면서 지자체 43%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경제산업성 산하 한 산업 정책 관련 위원회는 기업 경영에 심각한 변화가 없다면 실질 임금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정체되면서 그 결과로 사회 안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처럼 일본 내부에서 향후 일본이 무질서와 격차, 기능 장애 등과 같은 신흥국 상황으로 추락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 상황에서 일본 경제는 그보다는 분명히 나은 상태라면서 일본 외환 보유고가 1조 달러(약 1천377조 원)가 훨씬 넘어서고 엔화 움직임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일본 기업에는 상당 부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루이스 에디터는 분석했다.

그는 1조4천억 달러(약 1927조 원) 규모의 정부 기금의 경우 자산의 50%를 해외 자산으로 보유하면서 지난해 2천320억 달러(약 319조 원)의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다는 점도 소개했다.

루이스 에디터는 최근 엔저가 일본이 현재 역사적인 순간에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상기시켜주고 있다면서 일본은 수십 년에 걸친 디플레이션, 임금 정체, 주가 상승 억제, 변화에 저항하는 지배구조, 노동 과잉에서 한꺼번에 빠져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일본은 신흥국이라는 유령을 자신들이 끊임없이 벗어나야 할 대상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미 성숙해진 일본의 선진 경제에 신흥국이 가진 어떤 낙관성이 가미되는 효과도 누릴 수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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