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수컷 생쥐의 장내 미생물, 새끼 건강에 큰 영향"

伊 연구팀 "장내 미생물 교란 수컷 새끼, 저체중·조기사망"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아빠 생쥐의 장내 미생물 군집 균형이 깨지면 새끼들의 저체중, 성장 부진, 조기 사망이 증가하는 등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제이미 해켓 박사팀은 2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수컷 생쥐에게 항생제를 투여해 장내 세균 불균형을 유발한 새끼 생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수컷의 장내 미생물 군집 건강 상태가 태반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연구 결과는 장내 미생물이 아빠 생쥐의 짝짓기 전 상태와 새끼들의 건강을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장내 미생물은 인체 항상성과 대사 네트워크에 영향을 미쳐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장내미생물 생태계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환경 요인은 신체 조직 전반에 걸쳐 생리적 반응과 질병 관련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부계의 장내 미생물이 생식세포와 자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수컷 생쥐의 장내 미생물 균형 파괴가 새끼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6주 동안 수컷 생쥐에게 항생제를 투여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과 개체수를 줄였다.

이어 이들을 나눠 한 그룹은 그대로 짝짓기하고, 다른 그룹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치료한 다음 짝짓기를 하게 한 다음 새끼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장내 미생물 불균형 상태에서 짝짓기를 한 수컷의 새끼들은 저체중 발생과 심각한 성장 부진, 조기 사망률 등이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컷 생쥐의 파괴된 장내 미생물 군집을 짝짓기 전에 복원한 경우에는 새끼들의 건강이 나빠질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자궁 내 태반 기능 부전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남성 생식 기관의 미생물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호르몬 신호 전달 장애와 고환 대사물질 변화 등을 유발, 태반 기능 부전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수컷의 장내 미생물 군집과 새끼의 건강이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수컷의 장내 미생물 군집 파괴로 인해 새끼 건강 문제는 유전적 영향이 아니라 환경 등 후성 유전적 영향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Jamie Hackett et al., 'Paternal microbiome perturbations impact offspring fitnes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336-w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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